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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난 원래 혜리를 걱정하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이다. 내가 초딩시절.
애들이 원래 그렇듯 나도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 이런 자랑을 한다.
"우리집에 금메달 있다~"
그러면 꼭 지기가 싫다.
나도 맞받아친다.
"우리 집엔 황금송아지 있거든?"
그러면 전쟁(??)은 점점 커진다.
"우리 집에는 금으로 된 방이 있어~"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 그 시절을 추억하게 되고, 같이 유치해지나보다.
지금 포스팅을 이토록 유치한 기억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90년대 초반, 아무런 근거 없이 자랑하던 초딩의 모습과 같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내 자랑을 시작하기 위함이다. 허허허
제목에서처럼 난 응답하라 1988의 제작을 시작할 때 부터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를 한 편이다.
유독 여자주인공에 대한 왈가왈부가 많던 드라마.
혜리는 수십, 수백만의 시어머니를 둔 며느리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필, 혜리의 전작은 '선암여고 탐정단'이라는 코믹 드라마였다.
연기력을 어필하기 위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아이돌(그것도 가창력도 뽐내지 못하는... 그냥 이이잉으로 갑자기 뜬)이 갑자기 대작의 주연을 맡게된 것이었다.
(혜리 때문에 잠시 봤지만 혜리의 연기 때문에 바로 채널을 돌리게 되었다.)
우려는 당연하다.
하지만 난 걱정하지 않았다.
난 배우 따위(??)가 드라마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주연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드라마는 많았다.
하지만 스타를 만드는 것은 연출가와 작가의 능력이다.
(내가 일병 시절 나온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참 많이 웃고 울었다. 난 감수성이 예민했나보다.)
내가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했던 드라마 중 하나로 뽑는 '마이걸'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이다해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사실 이동욱, 이준기도 많이 떴다. (이준기는 왕의 남자로 떴지만 그 후속작이 마이걸이었다.)
잘 생각해보자.
이다해는 지금까지 S급은 안되더라도 A급 이상의 스타로 계속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다해의 대표작이 있는가?
에덴의 동쪽, 추노, 아이리스 2 등 대작에 출연은 했지만 이다해가 주목을 받은 드라마는 없다.
지금의 이다해는 '마이걸' 한 작품이 만들어낸 것이다.
최근 가장 인기있는 여자 배우인 '황정음' 또한 연기력으로 각광받은 배우는 아니다.
오히려 연기가 우려되는 배우였다.
하지만 황정음을 띄운 것 또한 드라마였다.
(시트콤은 드라마가 아니라고 우기지 말자. 웃음과 눈물이 잘 어울어진 한 편의 웰메이드 드라마이다.)
황정음의 연기력이 아직 부족하던 시절 황정음을 띄운건 '캐릭터'였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가 스타를 띄우는 것이지 스타가 드라마를 띄우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대스타가 출연하면서 망하는 드라마가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연출이 엉망이면 연기왕도 기를 못편다.
짝패란 드라마를 보았는가??
두 명의 남자주인공은 "내가 연기 더 못해!!!" 라며 싸워댄다.
연출가는 어떤 심정으로 OK사인을 내렸을까??
윤제문씨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 중 한명이다.
하지만 라스트의 윤제문씨는 기가막힌 연기를 보이면서도 극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아니, 극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연기를 한 사람이 윤제문씨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응답하라 1988을 걱정하지 않은 이유는 혜리 때문이 아니다.
이명한 CP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 정은지와 서인국이 그랬고,
응답하라 1994에서 고아라가 그랬다.
걱정하고 우려했다.
하지만 놀랄만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포블리고 대변되는 삼천포 캐릭터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응답하라 1988에서 또다시 놀라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의 혜리는 선암여고 탐정단의 혜리와는 다를 것이다.
이제 2화밖에 안되었지만 기대가 된다.
혜리는 진짜사나이에서도 그랬지만 더럽고 촌스러울 때 더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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