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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역 4번출구 - 카페 라오!

새로운 환경과 맞닥뜨리는 순간. 누구나 자신만의 적응방법이 있다.

적응을 위한 방법일 수도 있고, 그 장소를 더 좋아하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환경에서 벗어나야 할 때, 그 의식은 또다른 시작이 되지만

이미 익숙해져버린 장소에 대한 미련.. 또는 추억이 될 수 있다.


나에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첫번째 의식은 단연 맛좋은 아메리카노를 파는 카페를 찾는 일이다.

향긋하고 맛좋은 커피를 좋아하지만 많은 카페를 알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외골수 성향 때문일 것이다.

맛있는 커피를 찾고 나면 그 곳만 간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에 가면 같은 메뉴만 쭉 시켜 먹는 것 처럼 말이다.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는 한, 나에게 카페란 한 지역엔 하나 밖에 없다.




지난 5개월 가량 나의 매일을 보내게 된 지역은 영등포구청이었다.

구청 앞이라 그런지 맛집이 참 많고, 카페도 많다.

이런 영등포구청 앞에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수많은 카페가 있다.

그 중 내가 가는 카페는 참 도도하면서 당당한 카페다.


사장님은 언제나 새벽 6시에 출근하셔서 그 날의 원두를 로스팅한다.

로스팅 하는 중간에 손님이 찾아오면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원두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물론 그 수준차이는 일반인으로서는 알아채기 힘들다.


매일 출근길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그러면 아메리카노와 함께 오늘의 원두에 대해 설명해주신다.

커피에 대해 매우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신다.


매우 좁은 공간.

오후 8시면 영업을 종료한다.

주말엔 아예 영업하지 않는다.

주말에 영등포구청을 오고싶지 않은 이유이다.



카페 이름은 '라오' 이다.

첫 해외여행을 라오스로 다녀왔다고 하신다.

너무 인상깊었던 그 여행의 순간을 카페의 이름으로 지은 듯 하다.

매 년 라오스를 찾는다고 하신다.

카페의 한 벽면에는 직접 찍으신 라오스 사진이 걸려있다.


매일 매일 원두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나에게 200% 잘 맞는 커피맛이 나오기도 하고, 120% 정도밖에 만족스럽지 않은 커피가 나오기도 하지만

늘 향기롭고 맛좋은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영등포구청역에 올 일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길 바란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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