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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 노조의 갈등을 잠재운 한 편의 연설
"나가실 분들은 나가셔도 됩니다. 탈퇴한 분들은 배신자가 아닙니다. 모두가 같은 무게를 견딜 수는 없습니다.
그 분들은 우리와 함께 싸우다 우리보다 먼저 쓰러진 것 뿐입니다. 저는 부상당한 동료를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아직 노조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저보다는 여러분들이 여러분들 보다는 한 달치 월급때문에 탈퇴한 사람들이
탈퇴자보다는 가입할 용기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입자격도 불확실한 계약직들에게 노조는 더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 절실할 사람들에게 열려있지 않는 노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남으시면 더 고생할 겁니다.
고생한 사람에게 보상은 없습니다. 우리가 성공하면 모두가 성공할 것이고, 실패하면 아마도 우리만 실패할 겁니다.
그러니까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짐만 지세요."
드라마 송곳의 대사이다.
본사가 월급을 깎으며 압박을 가하자 현실의 고통에 이기지 못하고 노조를 탈퇴한 회원들로 인해
남아있는 노조원들은 싸우게 된다.
(때로는 현실의 무게는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가혹할 수 있다. 돈의 규모가 적을수록 사람을 극도로 초라하게 만든다.)
자기들 편할 때만 찾는 노조는 누가 못하냐며...
우리는 남들 좋은 일만 하려고 이 곳에 모여 있는 것이냐며....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갈등으로 인해 안좋은 결말을 맺는다.
이러한 갈등의 상황을 타개한 것은 이수인 과장의 짧은 연설이었다.
그는 분명 훌륭한 스피치능력을 보여주었다.
반전에 가까운 "나가실 분들은 나가셔도 됩니다."라는 도입부.
탈퇴한 분들은 배신자가 아니라는 반전의 말. 그말에 힘을 더해주는 것은 이어지는 비유이다.
탈퇴자는 상대편으로 간 것이 아니라, 다만 부상을 당해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새로운 판을 짜는 연설.
같은 세상에 살지만 다른 환경에 서 있는 우리는 같은 무기에 당하더라도 다른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장교출신의 과장은 담담히 절망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우리는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왠지 케이팝스타의 이진아씨를 연상시키는 배우이다.)
그리고 앞의 훌륭한 연설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의 임팩트 있는 마무리를 보여준다.
"그러다가 우리 전부 나가버리면 과장님은 어쩌려고 그러세요?" 라는 한 노조원의 질문.
사실은 전부를 잃을 수 있는 상황.
이수인 과장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부대가 퇴각해도 누군가는 전선에 남아야죠. 안그러면 전멸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퇴각하고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될때까지 전 여기 있을겁니다."
자신의 상사였던 이수인 과장이 자신을 위해 끝까지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연설.
이 한 편의 연설은 노조원들에게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말 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의 힘은 그만큼 위대하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이 훌륭한 연설로 원 사신의 입국을 막아냈고,
송곳에서 이수인 과장은 흩어질마한 노조원들은 연설로 모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로,
스티브 잡스는 (수많은 명 연설이 있지만) 스탠퍼드 대학에서의 강의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진심을 다해 전하는 말의 힘은 때로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그의 진심은 송곳 8화의 마지막 대사로 짐작할 수 있다.
"저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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